꼭 사람을 사랑해야 아나키스트인가...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나키스트들은 근본적으로 사람을 믿는다는 것입니다.

사람을 믿는다는 것과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분명 다른 일이지만 사람을 혐오하는 사람을 아나키스트라고 불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 아나키즘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개별 인간의 본성을 믿는 것으로서 보통 인간은 공권력의 도움이 없이도 자율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윤리적 존재라는 믿음에 바탕을 두고 있는 아나키즘입니다.

많은 아나키즘의 분파들이 사실은 이러한 인간에 대한 믿음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또다른 아나키즘이 있다면 그것은 사회 구조가 인간을 선한 존재로도 만들고 악한 존재로도 만들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어떤 사회를 만드는가 하는 것이고, 그런 맥락에서 국가없는 사회주의 또는 독재없는 사회주의, 즉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주의를 대안으로 제시하는 아나키즘 부류가 있습니다.

물론 이 두 가지 종류의 아나키즘이 뚜렷이 구별되는 것은 아닙니다. 보통 아나키즘이라 하면 위 두 가지를 기본적인 특징으로 공유하기 마련이죠.

하지만 이 두 가지 중에서 어느 한 쪽에 더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아나키즘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그릴 수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이 중 사회의 구조적 측면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밝히고자 합니다.

즉 인간의 본성에 대한 믿음은 필요한 것이긴 하지만 필수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